겨울이 되면. 동방프로젝트 동인지



청고우독 스물네번째.

끝내기까지 앞으로 6번.


마침 지금 시기가 완연한 봄은 아닌 환절기니까 올리기엔 시기적절하지 않나합니다.



아,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것 같아 말씀 드리는 겁니다만.

예대제를 가기는 합니다만 지금 당장 가는게 아닌, 예대제가 시작되는 한달 뒤에 갑니다.;

예대제 갑니다. 잡담



사실 비행기 티켓 끊은건 좀 되긴 했습니다만.

여하튼 갑니다.

여름 코미케는 너무 덥고 도저히 체력이 안 될것같아 일단 포기하고 대신 예대제로 일정 잡았습니다.

무슨 동인지를 사든 만족하겠지만, 린노스케 대형 합동지 같은거나 하나 건져온다면 더할나위 없겠네요.

오컬트 프라이데이.(오타, 어감 조금 수정.) 동방 SS

나 우사미 렌코는 어디에나 있을법한 평범한 인간이다.
성적은 중상위권, 교우관계도 나쁘지 않고, 무사히 캠퍼스 라이프를 만끽하고 있는 평범한 여대생이다.
아, 그래도 조금 일반인과 다른 점은 태어나면서 있어온 이상한 특기와 어떤 동아리에 속해 있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끈(렌코는 초끈이론 전공.)의 개발은 순조에 순조롭고. 이 상태라면 레포트도 제출 할 수 있겠네.」



나의 이상한 특기란 달과 별을 보는 것 만으로도 시간과 장소를 파악 할 수 있단 것.
어릴 적부터 이 능력을 지녔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하지 못한다는걸 알았을땐 무척 놀랐다.
그렇다곤 해도, 하늘을 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미래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내게있어 이 특기는 아주 사소한 특징 같은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동아리란건 오컬트 동아리「비봉클럽」이다.
비봉클럽.
사실 부원은 두 사람 뿐이라 동호회정도 밖에 안되는 규모지만, 뭐어 사소한건 신경 쓰지 않는다.
부원 중 한 사람은 나로 또 한 사람은 메리라는 나의 친구다.
각자 전공하는 학문은 다르지만 이래저래 자주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고있다.
비봉클럽의 활동 내용은 주로 제령과 강령이라는 영능력 동아리를 주창하고 있다......라곤 하지만 그런건 거의 한 적이 없고,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내세움에 지나지 않는다.
이 동아리의 진짜 목적은 세계에 둘러진 결계를 파헤치는 것.
즉 이 세계와는 다른 세계의 입구를 찾는 것이다.
그걸 위해 나와 메리는 시간을 들여 다양한 장소로 여행을 하고있다.
어땐 때는 무덤을 다니고, 어떤 때는 절을 다니고, 활동 범위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자~그럼, 오늘은 열고 있을려나.」



하지만, 이번엔 그 비봉클럽의 활동내용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엔 나 혼자의 이야기이다.
나와 메리는 분명 많은 여행을 다니고 있지만, 언제나 둘이서 행동하고 있는건 아니다.
메리는 메리만의 시간이 있고, 물론 나한테는 나만의 시간이 있다.
그리고 최근 나는 그 나만의 시간 속에서 하나 재미있는 가게를 찾아냈다.
내가 사는 기숙사에서 대학으로 가는 통학로, 그 길에서 조금 떨어진 길에서 또 벗어나, 마치 뒷골목 같은 작은 길.
그 구석에 그 가게는 숨어있다.



「오, 열려있네. 역시 금요일 한정으로는 틀림없는것 같네.」



가게 앞에서 우뚝 선 채, 그 건물을 바라본다.
외관으로는 가게로서의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는, 페인트로 하얗게 칠해진 요즘와선 보기드문 단층으로 된 집이다.
휴일에도 휴점중 이지만 왠지 금요일만은 꼭 열어 주는 신비한 가게.
팻말도 간판도 아무것도 없이, 「장사중」이란 문패만 걸려있는 문의 작은 창으로 나는 살짝 가게 안을 살펴봤다.



「오, 있네있어. 그럼 가볼까.」



점주가 있는것을 확인.
그렇다면 안에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나무로 된 옛스런 문 손잡이를 잡고서,



「안녕하세요, 또 놀러왔어요.」



그 신비한 가게-----「향림당」에 들어섰다.



「......음, 자넨가. 어서와.」



점내에 들어가자 먼저 나를 맞이한건 무뚝뚝한 점주의 태도였다.



「변함없이 책을 읽고 계시네요. 손님이 왔는데 얼굴도 들지 않는다는건 점주로서 할 일인가 생각하는데요?」
「방금 놀러왔다고 들었으니까 말이지. 손님도 아닌 사람에게 굳이 얼굴을 들 필요도 없잖아?」
「제가 처음 왔을 때도 같은 대응을 받았던것 같은데 말이죠, 그 때는 왜 그러셨는지가 궁금해지네요......린노스케 씨?」



사람이 점내에 들어왔는데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비상식적인 점주.
이름은 모리치카 린노스케라는 조금 옛스런 이름의 사람이다.
복장은 청색과 흑색을 바탕으로 기모노같은 옷을 입고있어서 현대의 패션과는 거리가 멀다.
뭔가의 코스프레처럼 보이지만, 사복이라 한다.
어울리지 않는건 아니지만 그래서는 밖으로 나가면 주목을 끌게되지는 않을까.
본인은 신경쓰지 않는것 같으니 상관없겠지만.
그런 그의 외모는 금빛 눈동자에 은발의 머리라 순수한 일본인이 아닌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쓰는 일본어는 아주 유창하다.
일본에서 살게된지 굉장히 오래된 것인지, 원래부터 일본 태생인건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묻어볼 것도 없이 어느쪽이던간에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
얼굴은 단정하고 잘 생긴건 좋다곤 생각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성격이 조금, 아니 상당히 엇나가있다는게 문제다.
안타까운 미남(残念な二枚目. 외모는 잘 생겼지만, 행동이나 언동으로 그 이미지를 박살내는 사람을 뜻함.), 이라는 말이 무서울 정도로 어울렸다.



「음, 그랬었나. 잘 기억이 안나는걸.」
「참 자기 편위적인 두뇌를 가지신 모양이네요. 뭐 됐어요, 앉아도 되나요?」
「상품을 박살내지 않는다면야 어디서 앉아도 상관없어.」
「그런 일은 안해요, 평범하게 앉는 거라니깐요.」



그렇게 말하고선 나는 그가 앉은 카운터 앞에 놓인 의자, 언제나 앉던 정위치에 앉았다.
나와 그는 카운터를 경계로 마주보는 형태가 됐다.
쓰고 있던 모자를 벗고서 카운터에 올려놓고 나는 여기에 온 목적을 그에게 말했다.



「자 그럼, 오늘도 이야기를 듣도록 할까요. 린노스케 씨가 아는 요괴 이야기를. 네?」
「들어봤자 별로 득될건 없다고 생각하지만......매번매번 너도 어지간한 호사가로군 그래.」
「득되요, 제 지식이 깊어지는걸요, 뭐.」



나의 만면의 웃음, 즉 에헴 표정(ドヤ顔. 에헴 혹은 어떠냐, 하는 식으로 득의양양한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라 보면 됨. 2차 창작 동방의 경우엔 후토가 주로 보이는 표정.)을 그에게 지었다.



「지식, 이로군.」



이런이런 하며, 그가 귀찮은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이곳을 방문한 이유.
그건 그가 말하는 요괴나 신비한 세계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이전번엔 텐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타카오 산이나 쿠라마데라(절.)에 있는 산을 지키는 텐구를 상상하고 있었는데, 설마하니 딱히 얼굴이 붉거나 코가 크다던가 한것도 아니고, 그것도 평범한 인간같은 용모를 하고 있으며 게다가 신문기자의 몸으로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단 말을 듣게 될줄은 생각도 못했다.
텐구인 지인이 창문으로 구독중인 신문을 내던진단 말도 배를 움켜쥐고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는 결코 인정치 않지만, 그의 발상에는 유머가 넘쳐서 이따금씩 웃게된다.
그는 마치 그 세계에 살고있는듯한, 그 요괴와 만난 적이 있는 듯한 말투를 하기 때문에 듣는 나로서는 그게 사실인것처럼 생각하게 되는게 실로 흥미롭다.



「게다가 린노스케 씨의 물건에 대한 해석은 상식을 벗어난게 또 재미있고.」
「......칭찬이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 않아요. 상식을 벗어낫다니 최상급의 칭찬이잖아요.」



눈살을 찌푸리는 그에게 나는 기분을 풀어줄 말을 했다.
실제로 그의 생각에는 혀를 내두르고 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도저히 생각할 수조차 없는 각도에서 사물을 보고, 자기해석을 덧붙이는 그 자세.
듣는 입장에서는 무심코 「오오」라고 감탄사를 흘려버릴 것만 같을 정도로 흥미를 끌 만한 일이다.
물론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자, 들려주실 수 없나요? 그래주시면 두구의 사용법 가르쳐 드릴테니까~」



재촉하듯이 그에게 말을 건다.
나는 그의 말을 공짜로 듣는 건 아니다.
그의 말을 듣는대신 도구의 사용법을 전수해준다는 조건이 있다.
아무래도 그는 현대 도구에 관해 무지하고, 옛날의 도구를 쓰는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전에 물담배를 쓰고 있는걸 봤었지만, 그런 옛날 물건, 이 가게 이외로는 본 적도 없다.
그런 그니까 고도구점이란걸 경영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이런 세계에서 자명종을 쓰는 법도 모른다는 것에는 역시 머리를 감싸쥘 수 밖에 없었다.



「뭐어, 말해주는건 싫지는 않지만 말이지. 하지만......네가 많은 도구의 사용법을 알고 있다는건 인간 마을에는 이미 같은 도구가 있다는 건가.」
「마을(人里. 린노스케가 말한건 '인간마을'로서의 의미. 렌코가 이해한건 말 그대로 '마을'로서의 의미.)이라......또 옛스런 말투시네요.」



쓴웃음을 지으면서 그의 말에 대꾸했다.
이렇게 그는 이따금씩 사람이나 장소에 대해 흥미로운 말투를 쓴다.
바깥은 이제와선 마을같은건 시골이 아니라 완전히 도시로 변해버렸는데 말이다.
도구에 무지한것도 더해서 마치 그가 옛 시대에서 온듯한 그런 착각조차 하게될 것 같지만 이렇게 이야기가 되고 있단거에서 그럴리가 없다.
게다가 그는 이십대 후반, 많이 봐도 삼십대로 보이는 외모.
노인으로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다.
중증의 은둔형 외톨이인걸까,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그렇다면 도구에 무지한것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되지만, 한계도 있다.
그는 어떻게 생활을 하고있단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옛적부터 아무것도 인간마을에는 변한게 없었을 터인데. 흐음, 모리야를 따르는 캇파들의 물건이라도 마을에 흘러들어간걸까......」
「네? ......자, 잠시만요. 지금, 캇파라고 했어요?」



그가 입에 담은 보통은 결코 들을 수 없는 말에 나는 덥썩 물었다.
캇파라함은 얼굴은 호랑이, 부리가 달렸고 몸에는 비늘이나 등껍질이 있고, 머리는 접시같은 머리형을 한 수륙양생의 생물이다.
물론 상상속의 생물이며, 현대에 있을리는 없다.



「아 그래, 캇파라고. 마을에 뭔가 이상한 물건을 들여놓진 않았어?」



그걸 당연한듯이 말하는 그.
이건......흥미로운 이야기잖아?



「아니요, 캇파같은건 본 적조차 없어요. ......잘 물어 주셨네요. 오늘은 캇파라는 요괴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해 주시지 않겠어요?」
「캇파의 이야기 말인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이해 할 수 없다는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해 안되는건 이쪽인데도.



「말 못할건 없지만, 자네도 어떤 자인지 알고있을 터인데.」
「용모나 습성같은건 알고있어요, 문헌에 쓰여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이상에 대해서 린노스케 씨는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대학의 도서관에 가면 옛날 요괴 이야기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캇파만이 아니라, 야마비코나 오니같은 유명한 요괴에 대해서도 망라되어있다.
하지만 내 눈 앞에 있는 그는 옛날 이야기와는 또 다른 흥미로운 캇파의 일면을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들어온 요괴 이야기와 방금 그의 말투로부터 그런 분위기를 느꼈다.



「분명 자네들과 비교하자면 도구를 취급하고 있으니 캇파와는 나름대로 친분은 있지. 하지만 그런 이야기로 괜찮겠어?」
「괜찮다니깐요. 그런걸 부탁한다는건 그런걸 바란다는 거예요.」
「......알았어, 그렇다면 내가 캇파와 얽혀진 이야기라도 해보도록 할까. 주로 캇파에 초점을 맞춰서 말하면 되겠지?」
「그걸로 오케이예요. 흐흥~기대되네요.」



언제나 입고있는 블라우스의 가슴 주머니에서 미니 사이즈의 노트와 펜을 꺼내 카운터에 올려놓았다.
그의 이야기에서 흥미로운 생각되는 점은 이 노트에 적어둔다.
슬슬 페이지가 다 채워져가니 새로운걸, 그것도 두꺼운 노트를 사야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



「도중에 싫증났다, 같은건 없도록 부탁하지.」
「안해요~. 제가 지금까지 린노스케 씨의 이야기에 싫증 난다고 한 적 있나요?」
「일단 확인차지. 어제까지도 똑같았다 해서 오늘도 똑같을거런간 있을 수 없으니까.」
「후훗, 동감이예요. 하지만 괜찮아요, 듣는데 싫증난다니, 그런건 있을 수 없으니깐요.」



그래,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렇게 일부러 들으러 온거니까.



「흐음, 그런가.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이야기하도록 할까.」
「처음으로 캇파와 만나게 된 지점부터는 어때요? 어차피 이야기가 길어질 거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싶네요.」
「......정말로 길어질텐데 괜찮겠어?」
「원래부터 그럴 셈이였어요. 이쪽은 들으러 온건걸요.」
「......거참.」



「별난 인간도 있는 법이지」라고 그가 말하고 조금 생각하는 기색을 보인 후, 크흠하고 헛기침을 했다.
나는 한손에는 노트, 한손에는 펜을 들고 인터뷰어처럼 그의 말을 맞이했다.



「그렇군, 그건 지금부터 수십년전 일이였나.」
「수십년이라니......또 크게 나왔네요. 대체 린노스케 씨는 몇 살 인거예요.」



또 평시하던 농담인가 하고선 묻는 내게 그는 작고 작은 웃음을 띄웠다.



「......!」



그 웃음은 겉보기의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어딘가 세상을 통달한듯한 표정으로.



「적어도, 네 몇배는 살아가고 있어.」



내 마음을 동요시키기에는 충분한 위력을 지녔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그런데, 밖이 어두워졌군. 꽤 많이 말한 모양이걸.」
「네? 우왓, 해가 거의 져버렸네요. 벌써 이렇게나 시간이 지나버렸네.」



그 말에 밖을 보고선 놀랐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창으로 빛이 들어오고 있었을 터인데, 지금은 그 빛은 거의 없어지고 어둠이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가 말하기 시작했을 때 아직 태양은 그렇게까지 기울어져 있지는 않았었다.
아무래도 몇 시간은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것 같다.



「할 이야기도 거의 말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할까.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응, 솔직히 아쉽네요. 아, 이번에도 흥미깊은 이야기였어요. 고마워요, 린노스케 씨.」



지니고 있는 노트를 팔랑팔랑 넘기면서 말했다.
이번 이야기는 굉장한 정보량이라서 페이지가 도중에 꽉 차버리고 말았다.
생각지도 않게 캇파가 엔지니어였다는 이야기를 듣게된다면 자연스레 메모할 양이 늘어버리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번에도 그가 말해준 내용은 재미있고 흥미깊어 듣는게 끝나도 만족스러운 기분인 채였다.
캇파 엔지니어.
쓸데없이 어감이 좋아서 웃음을 짓게한다. 



「앗, 그러고보니 도구의 사용법을 가르쳐 드리기로 했었죠.」
「아니,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 괜찮아. 또 다음번에 올 때 가르쳐달라고.」
「그래요? 미안해요, 꼭 또 올테니까요.」



노트와 펜을 가슴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대답했다.
설마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집중해 듣고 있었다니, 스스로도 놀랐다.
그만큼 그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단 거다.



「기다리고 있지. 뭣 좀 사가준다면야 더욱 기쁘겠지만.」
「사고 싶어질 물건이 갖춰진다면 생각해 볼게요.」
「......선처토록 하지.」



그 긍정은 분명 할 생각 없단 뜻이 담겨있을거다.
왠지 이상해서 나는 작게 웃었다.
골이난 표정을 한 그를 모른체하고 의자에서 내려와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있었던 탓에 허리 주변이 은근히 아프다.



「아 그래, 도중까지 바래다줄까?」
「아뇨, 괜찮아요. 게다가 그런 복장이라면 잘못했다간 린노스케 씨가 수상한 사람 취급받아 체포당할거예요.」
「그렇게까지 형편없는 복장을 하고있다곤 생각되지 않다만......」



형편없다기 보다는, 현대사회에 맞지 않는 복장이기 때문에 싫어도 눈에 띄는 거지만......본인은 바꿀 생각이 없다하니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어쨌든, 조심해서 돌아가줘. 길로 쭉 가면 도착할거야.」
「알고있어요~」



솔직히 길도 기억 못할정도로 그렇게까지 기억력이 나쁜건 아니다.
몇번이나 여기에 왔었으니까, 기숙사까지의 길은 지도를 보지않아도 알 수 있다.
의외로 그는 걱정쟁이 일지도 모르겠다.
카운터에 둔 모자를 쓴 나는 가게의 입구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럼 린노스케 씨, 또 다음주에 봐요.」
「아 그래, 또 다음주에 보자고.」



그리고 다시 문의 풍경을 울리면서 나는 가게를 나섰다.










「......흐음.」



그녀가 가게를 나선것을 확인한 나는 카운터의 의자에 고쳐 앉고선 한숨을 내쉬었다.


요 최근, 일주일 중 금요일에만 가게를 찾아오는 인간이 있다.
그것도 방문만 할 뿐이라 가게의 상품은 사지않는 레이무나 마리사 타입인가라고 생각했는데, 나한테서 요괴의 이야기를 듣고싶어하는 조금 이상한 인물이다.
이름은 우사미 렌코라 하고 십대 후반 정도 되보이는 외모다.
성격은 호기심 많고, 마리사와는 다른 면의 활발함이 있다.
그런 그녀는 인간 마을에서 사는 인간인것 같지만......인간 마을의 인간이라 하기에는 조금 고개를 갸웃거리게 할 부분이 많다.



우선 먼저, 복장이 다르다.
하얀 리본을 두른 중절모에 빨간 넥타이를 한 흰색 블라우스.
스커트는 발 뒤꿈치까지 내려오는 검은색의 롱 스커트에서 그녀의 이미지 컬러가 흰색과 검정색이란게 엿보인다.
인간 마을에는 그다지 가지는 않지만......그녀처럼 바깥 세계의 옷에 흡사한 의상을 입은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녀가 여기에 온 이유에 대해서다.
인간 마을에서 여기까지는 평탄한 길로 계속 이어져 있지만, 거리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
그런데도 그녀는 나한테 일부러 요괴의 이야기를 들으로 오고있는 거다.
그녀가 처음으로 여기에 왔을 때는, 단순히 흥미가 생겨서 라는 이유로, 내가 요괴와 나름대로 관계가 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는 요괴에 대해서 닥치는대로 들으러 방문 해온다.
어째서 평범한 인간인 그녀가 마법의 숲의 입구에 있는 여기까지 걸어오는걸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녀, 우사미 렌코에 대한 의문점이 떠오른다.



「혹시나, 그녀는 정말로 바깥 세계의 인간인건가?」



답의 하나로서 이전부터 상상해왔던 안이 떠올랐다.
바깥 세계의 도구에 정통함에 더해 그녀가 가진 펜과 노트라는 도구의 정교함.
지금 까지의 위화감을 생각하면 정답일 확률은 높다.
확률은 높지만,



「......설명을 할 수가 없군.」



그래.
만약 그렇다면 어째서 그녀는 지금도 이렇게 이곳에 방문하고 있는건지, 설멸을 할 수가 없는거다.
바깥 세계의 인간이 이쪽으로 흘러온다면 무연총에 오게된다는게 내게 있어서는 상식이라 할 사항이다.
그럴 경우, 대개는 요괴에게 잡아먹히거나 뭔가에 의해 시체가 되버린다.
만약에 살아남아 인간 마을에서 보호받고 있는거라면, 환상향을 횡행하는 레이무나 마리사, 텐구들에게 화제가 되지 않을리 없다.
인간 마을에서 보호받고 있는게 아니라면 그 깔끔한 옷차림으로 몇번이나 이곳을 방문할 기회를 얻으리라곤 믿기 어렵다.
그 때문에, 가장 가까운 답이라고 생각한 그 안은 오답이라고 느껴지는거다.



「제대로 문을 열고 다니고 있지. 결코 부수거나 하는것도 아니고, 입구가 아닌 장소에서 오지도 않고.」



하지만 조금 더, 이번에는 사고를 계속해보자.
그녀는 매주, 평범하게 문을 통해서 온다.
책을 읽고 있기 때문에 들어오는 모습은 확실하게 확인하지 않았지만, 풍경 소리가 확실한 증거다.
원래 손님이 오는것을 알리기 위한 물건이니까.
문은 공간과 공간을 잇는 경계선이다.
열리지 않으면 결코 그 앞의 세계로 들어 설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물건이 흘러들어오는 무연총도 마찬가지다.
존재를 잊혀진 물건이, 사람이, 생물이, 어떤 계기를 통해 환상향의 경계선이란 문을 넘는다.
원래 무연총은 경계가 애매하기 때문에, 바깥 세계의 물건이 흘러들어오기 쉽다.
그래, 단순히 말해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는건, 낮은 확률로 이어지는 장소도 있다......라는 건가?」



설마, 하고 생각하면서도 카운터에서 일어나 닫힌 가게의 문으로 다가섰다.
심장의 고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세운 가설이 정말이라면 그건 그토록 바라왔지만 이룰 수 없었던 일이니까다.
혹시나 그렇다면 시급히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답을 알 수 있도록 문 손잡이를 잡고......힘차게 열어젖혔다.



「!   역시......!」



울려대는 풍경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확신했다.



「......만약 그랬다면 큰일, 이였을텐데.」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란 것을.
눈 앞에 펼쳐진 것은 평소와 다름없는 밤의 풍경.
옆으로는 어둠이 깔린 마법의 숲이 보이고, 멀리는 은은하게 빛나는 인간 마을의 불빛이 보인다.
마음 속에서 세운 가설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걸 느꼈다.
동시에 몸 속에서 긴장의 끈이 풀어져갔다.
당연한 일이다.
금요일에만 이 문이 다른 세계와 연결되어 있을리는 없다.
완전히 나의 착각이었다는 것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나는 원래 있던 카운터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녀가 마을의 인간이란 이유를 짜맞춰갔다.
바깥 세계의 복장이 이쪽으로 많이 흘러들어오는건 사실이다.
어쩌면 인간 마을에서는 은근히 바깥 세계의 패션이 유행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게다가 요괴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건 별로 그렇게까지 이상할 건 아니다.
인간 마을은 요괴한테서 격리되어 있기 때문에, 마을 안 인간의 요괴에 대한 지식은 아큐의 서적 정도밖에 안될 것이다.
호기심과 탐구심은 큰 행동력을 만든다.
나 자신도 그렇다.
무연총까지 다니는것은 연고가 없는 죽은 이를 매장하는 김에 입수하는 바깥 세계의 도구에 대한 탐구심이니까.
그렇게 생각하자면 그녀의 먼거리 산책도 이해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그녀, 우사미 렌코가 이쪽의 인간이란것도 무난하게 납득이 된다.



「또 다음주, 였나.」



일주일에 한번, 대체로 같은 시간에 그녀는 이곳에 온다.
원하는 물건은 상품이 아니라, 나한테서 듣는 요괴에 대한 이야기.
값은 도구 사용법이라는 흥정을 해오는 신비한 소녀.



「사고 싶어질 물건을 갖춰달라, 로군......」



나는 점내를 빙 둘러보았다.
수많은 상품이 놓여있지만, 아무래도 저 세대의 여성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다.
레이무나 마리사, 사쿠야가 사지 않는것은 그녀들의 성격이나 입장상 때문이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녀의 말을 보건대 정말로 살 만한 상품이 갖춰지지 않았단 거겠지.



「다음 주. 그때까지 뭔가 손님으로서 맞이하게 만들 순 없을까.」



그녀에게 요괴의 이야기를 하는게 싫다는건 아니다.
오히려 이야기하는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것과 이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온 김에 상품을 사준다면야 그 이상 기쁠 일도 없다.
그걸 위해서는 그녀들의 요구에 응할 필요가 있는거다.
서랍에서 붓과 몇장의 종이를 꺼내 카운터에 펼쳤다.
우선은 가볍게 운반 할 수 있는 악세사리부터 착수하려 한다.



「흐음, 그녀를 표적으로 한 상품을 만드는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는걸.」



그런 걸 생각하며, 나는 상품의 구상을 가다듬기 시작한다.
그 때의 나의 표정이 왠지 기뻐 보였단건......나 자신도 깨닫지 못했다.










태양이 닿지않는 뒷골목 길을 걸으며 나는 홀로 기지개를 켠다.
앉아만 있다보니 굳어있던 몸이 서서히 풀려가는 감각은 기분좋다.
날이 거의 저물어가고있어 하늘은 어두워지고 있지만 길 자체는 밝다.
가로등의 불빛이 여기저기를 비춰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이 근방은 수상한 사람 같은 위험한 화제에 올라올 일이 없는거고.
이 길 덕분에 통학로가 가까워졌으니 고마운 일이지.



「음~ 이번에도 상당히 유익한 시간을 보냈네.」



대학에서 받고있는 수업과 비교하자면 그의 말 쪽이 훨씬 나한테 도움될 것 같다.
만약 이런 수업이 있다면야 꼭 참가해보고 싶다.
요괴에 대한걸 주제로 삼은 그의 현대와는 동떨어진 특이한 해석이 섞인 요괴 이야기.
개강한다면 인기 얻게되리란건 틀림없지.
게다가 외모도 나쁘지 않으니까 여자한테 절대적인 지지를 얻을것 같다.
내용이 조금 어렵긴 하지만, 강의만 한다면야 꽤 좋은 강사가 될 것 같다.
아 그러고보니, 그 이전에 그는 바깥 물정에 어두운 면이 있다.
만약 그가 대학에 간다해도 도구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고뇌하고 있을것만 같다.
그 전에 대학가나 버스에 전철에도 당황해할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게되는것도 괜찮을지도......



「근데, 뭘 생각하고 있는거람.」



이래서야 마치, 내가 그를 밖으로 데려오고 싶어하는것만 같잖아.
도리도리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불식시키려 했지만,



「......그래도, 의외로 재미있을지도 모르겠어.」



이번에는 가게 안에서가 아닌, 그를 꾀어내서 밖에서 이야기를 듣는것도 또 분위기가 달라져서 좋을지도 모르겠다.
기왕이라면 자주가는 카페테라스에서 한 턱 내는거야.
특선메뉴인 사테라이트 아이스 커피에는 그도 특히나 놀라겠지.



「그러고보니 그 사람 정말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거지? 밖으로 나오지 않은채 생활 같은걸 할 수 있을리가 없을텐데.」



단순한 의문이 떠올랐다.
그의 현대 도구에 대한 무지함은 요즘 시대에선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준이다.
그 가게에는 전기는 안 들어오는것 같던데, 생활 수준이 좀 떨어지는거 아닐까.
게다가 의식주를 위해서는 식재의 장보기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걸 듣고있자면, 바깥 세상을 너무 지나치게 모르고 있는거 아닌가 생각된다.
이건 도대체 어찌 된 일인걸까.
누군가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라도 있는건가?
나는 해질녘을 알리는 가로등의 물끄러미 바라보다-----



「어라? 그러고보니 향림당의 창으로 밖을 봤을 때 가로등의 불빛이 보이지 않았었잖아......?」



갑작스레, 그런 의문도 생겼다.
향림당 안에서 밖을 봤을 때는 칠흙같이 어두웠지만, 이렇게 밤길은 가로등으로 밝혀져서 어둠따위 존재치 않을 정도다.
걸음을 멈추고서 그 자리에서 왔던 길을 살펴봤지만......향림당 앞에서만 가로등이 없을리는 없다.
평상시의 통학로로 써오던 길 어귀에서부터, 지금 이 곳까지, 가로등은 끊임없이 나를 비춰주고 있다.
의문에 의문이 겹치면서 더더욱 답을 알 수가 없다.
원래부터 신비한 가게라고는 생각했었지만 이정도까지 온다면 기묘하다 할 정도다.
가게의 상품, 그의 말투, 창밖의 풍경.
이건 마치 그 가게가 바깥과는 단절된 세계인것만 같은.



「......이건 다음 주에 그한테 물어볼 필요가 있겠어.」



지금부터 돌아가선 물어본다해도 분명 '돌아가'라고 할게 뻔하다.
그렇다면 다음 주, 또 가게를 열고 있을 때 가서 물어보면 된다.
그 때는 그와 함께 밖을 다녀보도록 하자.
요괴에 대한 이야기는 그와 밖을 돌아다니고 나서 해도 늦을건 없겠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가, 창문은 어떻게 된건가.
물어 볼일은 여러가지 있을 것 같다.



「아, 메리한테는......말 안해도 괜찮을까.」



메리의 모습이 뇌리를 스쳤지만, 그녀에게는 좀 더 입 다물고 있도록 하자.
메리와 신비한 정보를 공유하는건 비봉클럽의 활동에 연관되어서 즐겁지만, 가끔은 나 개인의 활동이란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라기보다는, 그렇게 하고싶다.
지금은 아직, 나와 그만의 시간이고 싶다.



「자아 그럼, 기숙사로 돌아가면 질문 내용이라도 생각해보도록 할까.」



생각을 정리하고, 멈춰서있었던 나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다음은 일주일 뒤.
평소와 같은 시간에 가면 분명 그를 만날 수 있을 터.
그 때는 그를 밖으로 꾀내어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카페테라스에서 한 턱 내고......



「......약간 부끄럽네.」



그의 그 미소를 떠올리며, 모자를 깊게 눌러썼다.



「아~, 응. 그리고, 입고 갈 옷이라든가, 당일의 계획이라든가도 확실하게 생각해두도록 할까.」



달빛에 의지하지 않게 된 밤길에서,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기숙사로 걸어갔다.


왠지 데이트 같아, 라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다음 주를 기다리는게 멀게만 느껴져, 라고도 생각하면서.
-----이상하게도 헤실거려지는 표정을 억제하면서. 






원래 계획은 비봉린 시리즈 할 생각이였지만 누가 벌써 했길래 대신 렌린으로 선회.

SS는 동인지에 비해 보는 사람은 적어도 번역 작업 할 수록 또다른 매력을 느낍니다.



사실 막짤은 원본에 있었던건 아니지만....한번 넣어봤습니다. 


フラワーガールに花束を. 동방 동인지 번역 예정물

다음엔 8개월만에 유기화합물로 합니다.

겨울의 정점. 동방프로젝트 동인지

차분하고 포근한 이런 분위기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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